아관파천(1896~1897)
고종과 왕세자(순종)이 경복궁을 떠나 비밀리에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한 사건. 1년(1896~1897)간 이곳에서 머무르면서 군주자리가 공석이되는 상황이 된다.
배경
I. 고종
고종(1852~1919, 조선재위1864~1897, 대한제국재위1897~1907)은 친정을 시작한 1874년부터 1876년 강화도조약이후 일제와 연관된 수많은 사건등으로 신변의 위협을 많이 느끼고 살았다.
게다가 1895년 일제에 의해 왕비인 명성왕후가 시해되는 사건인 을미사변으로인해 고종의 불안감은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는데, 이는 일본군과 낭인들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왕비를 시해함으로서 본인도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사실상 감금된 상태나 다름없던 고종은 일제와 개화파 정부의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신세였다.
II. 춘생문사건
이 사건은 간단하게 고종을 피신시키려고하는 작전으로부터 비롯되었다.
그렇게 감금된 상태나 다름없던 고종을 친미파, 친러파, 개화파 모두 계파를 초월해 협력해서 탈출시키고자 하여 병력을 이끌고 궁궐에 들어가는데, 이들중 중추원 의관인 안경수(1853~1900), 친위대장 이진호(1867~1946)가 변절하면서 밀고하면서 숙위병들이 밀려들면서 실패하고 만다.
이 사건이후 일제와 개화파는 강경책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고종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당시 갑오개혁이 진행중이였는데 3차 개혁에 해당하는 을미개혁이 급진적으로 추진된다. 이 때 단발령등이 시행되면서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친러내각
1896년 2월, 러시아 제국 황제 니콜라이2세(Nicolas II, 1868~1918, 재위1894~1917)가 조선 왕실 보호를 위한 러시아 해군 파견을 승인하면서, 2월 10일 친러파 농상공부대신 이범진(1852~1911), 이완용(1858~1926)등이 러시아 제국 공사관 스페이예르(?~1914)와 함께 고종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 해병 135명을 입경시켜 공사관을 미리 방비하게끔 한다.
2월 11일 새벽이 되면서 고종과 왕세자(미래의 순종)는 엄 상궁(미래의 순헌황귀비, 영친왕의 어머니)의 아이디어(아관파천 이전부터 궁녀1명과 함께 2채의 가마를 타고 예행연습)로 2채의 가마를 타고 궁을 탈출해 러시아 공사관으로 갔다.
러시아 공사관에 당도한 직후 고종은 친일내각인사들에 대한 체포와 함께 처형명령을 내려 내각 교체를 명하는데.. 다음과 같은 인물들이 이때 교체되거나 처형당하거나 맞아죽는다.
| 생몰년도 | 직위 | 비고 | |
| 김홍집 | 1842 ~ 1896 | 총리대신 | 백성들에게 맞아죽음 |
| 정병하 | 1849 ~ 1896 | 농상공부대신 | |
| 유길준 | 1856 ~ 1914 | 내부대신 | 일본으로 망명 |
| 김윤식 | 1835 ~ 1922 | 외부대신 | 제주목으로 종신 유배 |
| 어윤중 | 1848 ~ 1896 | 탁지부대신 | 도망 후 머슴들에게 암살 |
| 조희연 | 1856 ~ 1915 | 군부대신 | 일본 망명 |
| 장박 | 1848 ~ 1921 | 법부대신 | 일본 망명 |
| 김종한 | 1844 ~ 1932 | 궁내부대신 | 고리대금업자 |
| 허진 | 1853 ~ 1932 | 경무사 | 면직 후, 1898년 중추원 의관으로 복귀 |
| 이범래 | 1868 ~ ? | 참령 | 일본 망명 |
| 이진호 | 1867 ~ 1946 | 무관 | 일본 망명 |
이후 이범진과 이완용을 필두로 친러 내각이 조직되게 된다.
베베르-고무라 협정
고종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옮긴이후 1년(1896.02~1897.02)동안 머물면서 일제로부터 뺏겼던 군주권을 회복하고 원상복구시키고 일제의 감시망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한양에는 일본제국군이 주둔해있었기 때문에 고종은 기반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마침 1896년 5월에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2세의 대관식이 예정되어있어 고종은 축하 사절단을 보내게 되고 이때 민영환()을 주로 보낸다.
고종의 계산은 러시아의 군사지원을 얻어내 일제의 위협에서 벗어난다는 것에서 비롯되었지만, 그러나 러시아와 일제는 무력충돌을 원치 않아서 협상에 들어가는데 그렇게 체결된 타협안이 베베르-고무라 협정(1896.05)이 체결됨으로서 총4개의 조항으로 이루어져있다.
| 4개조항 내용 | |
| I | 조선 국왕의 환궁 문제는 자기 스스로의 판단에 일임하며, 러시아 제국과 일본 제국은 안정상 문제가 없다고 여겨질 때 환궁하는 것을 충고한다. |
| II | 현재 조선 정부의 내각 대신ㄷ들은 국왕의 의사대로 임명되었으며, 이후에도 러시아 제국과 일본 제국은 국왕에게 관대하고 온화한 인물을 내각 대신에 임명하도록 항상 권고한다. |
| III | 조선의 안녕을 위해 부산과 경성 사이에 설칟된 일본 제국 전신선 보호를 위해 배치한 일본 위병을 헌병으로 대신하며, 이들 헌병은 조선 정부가 안녕질서를 회복하게 되는 지역부터 차례대로 철수시킨다. |
| IV | 한성 및 개항장에 있는 일본인 거류지를 보호하기 위해 일본 제국은 일본군을 배치하고서 상황이 안정되면 철수시킬 것이며, 러시아 제국 또한 제국의 공사관 및 영사관을 보호하기 위해 군대를 배치할 수 있다. |
야마가타-로바노프 협정
러시아정부는 일제와 이미 뒷거래를 해버린 직후였다.. 이 거래가 야마가타-로바노프 협정(1896.06)이다.
이는 야마가타 아리토모(1838~1922) 일본 총리대신과 알렉세이 로바노프로스토프스키(1824~1896) 러시아 외무대신사이에 체결된 협정으로서 일본역시 니콜라이2세의 대관식에 야마가타 아리토모를 파견해 조선 문제에 대한 공동 간섭을 하자는내용으로 협정을 체결하게 된다.
이는 철저하게 조선은 배제된 협정으로서 러시아 정부측에서 민영환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렇게 민영환은 결국 13명의 군사교관을 데리고오는 성과에 그치고 만다.
복귀
러시아 제국은 경성의 채굴권, 압록강, 두만강, 울릉도의 채벌권같은 이권을 요구하면서 점차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점차 압박을 느끼게 되고, 이후 고종은 계속된 환궁 상소에 1897년 2월 다시 궁으로 환궁하게 된다.
그후 고종은 조선에서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개칭하고 군주직위를 왕에서 황제로 격상시킨다.